1. 시작은 갑작스러웠다: 감정 기복에 휘청이던 나의 일상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는데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고,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러다가 며칠 후엔 갑자기 텐션이 올라 모든 일을 하겠다는 결심에 밤새워 일정을 짰다. 사람들은 내 기분 변화가 심하다고 했지만, 난 단지 내가 예민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몇 년을 보내고 나서야 나는 '조울증(양극성 장애)'이라는 이름을 마주하게 됐다.
2. 진단의 순간, 그리고 수치심
정신과 진료실에서 '양극성 장애 2형'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무서웠다. 미쳤다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주변에 말할 수도 없었고, 나 스스로도 인정하지 못했다. 조증일 땐 모든 게 다 잘될 것 같았고, 우울기엔 손끝 하나 까딱할 힘도 없었다.
3. 조증과 우울의 반복, 무너지는 일상
하루는 세상을 정복할 것처럼 자신감 넘치고, 다음 날은 한없이 무기력해졌다. 친구들과의 약속을 갑자기 취소하고, 일에는 집중할 수 없었다. 감정의 롤러코스터는 내 인생을 점점 무너뜨리고 있었다. 약물치료를 병행하면서도, 나는 '내 힘으로도 이걸 통제하고 싶다'는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4. 명상이라는 낯선 선택
(1) 처음엔 의심부터 시작했다
명상.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였다. 도대체 '앉아서 숨 쉬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된단 말인가? 그래도 간절했기에, 하루 5분이라도 눈을 감고 숨을 느껴보기로 했다.
(2) 호흡명상과 마음챙김, 작지만 확실한 변화
생각은 끊임없이 올라왔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지?' '나는 왜 이러고 있지?' 하지만 하루 이틀, 일주일을 넘기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감정이 폭발할 때, 그걸 '잠시 바라보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호흡명상을 통해 현재의 내 숨을 관찰하고, 마음챙김으로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알아차리는 연습이 쌓이기 시작했다.
5. 명상이 내게 가져온 진짜 변화
(1) 감정을 관찰하는 힘
예전엔 기분이 오르면 무작정 행동했고, 가라앉으면 침묵했다. 이제는 감정이 오를 때 '내가 지금 올라가고 있구나'를 알아차릴 수 있다. 관찰자가 되는 것. 그것이 명상이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
(2) 스트레스 관리 능력 향상
작은 일에도 분노하거나 우울했던 내가, 명상 이후엔 반응이 달라졌다. 숨을 깊게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는 단순한 행위만으로도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스트레스 관리'는 더 이상 거창한 게 아니었다.
6. 초보자를 위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명상 루틴
(1) 매일 10분, 나만의 마음챙김 루틴
아침에 일어나서 스마트폰을 보기 전, 조용히 앉아 10분간 눈을 감는다. 들이쉬는 숨과 내쉬는 숨을 느끼고, 머릿속 생각을 판단 없이 흘려보낸다. 매일 하는 것, 그것이 핵심이다.
(2) 실천을 돕는 호흡명상 가이드
① 편안한 자세로 앉는다.
② 눈을 감고 숨을 깊게 들이쉰다.
③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길을 따라간다.
④ 생각이 떠오르면, 다시 호흡으로 돌아온다.
⑤ 5분부터 시작해, 점차 시간을 늘린다.
마무리하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명상은 조울증을 '없애주는 치료법'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그 감정을 조금 더 건강하게 마주하는 힘을 길러준다.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오늘도 10분, 숨을 느껴보자.